off-duty seraphim Darmo, Paris
많은 전통에서 어떤 존재들은 오로지 죽은 자를 동행하기 위해, 영혼을 이 세상에서 다음 세상으로 인도하고 그 이후를 준비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aurèce vettier는 이들을 하나의 이름, 세라핌으로 묶는다. off-duty seraphim은 단순하면서도 불안한 하나의 가설에서 출발한다. 만약 우리 중 가장 부유한 이들이 언젠가 죽음을 정복한다면, 이 존재들은 존재 이유를 잃게 될 것이라는 가설이다. 인도할 영혼을 잃은 세라핌은 방향을 잃은 채 떠돌며, 서서히 다른 무언가로 변해간다. 이 전시는 그 유예된 상태로부터 주제를 끌어내며, 그것을 통해 불멸에 대한, 죽음을 극복하려는 오래된 욕망에 대한, 그리고 그러한 승리가 치러야 할 대가에 대한 사유를 펼친다.
작품들은 물질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시작된다. aurèce vettier는 자신의 아카이브, 유년 시절의 사진, 꿈, 기억의 조각들로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시키고, 그 안에 이미 잠재해 있던 이미지들이 떠오르게 한다. 그의 관심은 이미지의 생성 자체보다는 그것의 생존에 있다. 각 이미지는 화면을 벗어나 가장 까다로운 순수 공예의 영역으로 넘어가야 하며, 그곳에서 자신의 자리를 얻어내야 한다.
이번 전시는 팔라듐 박으로 도금된 청동으로 만든 캐비닛-조각 작품, 팔라듐 도금 청동 고부조 작품, 유화, 화가 Vincent Gicquel과의 대화 속에서 직조된 오뷔송 태피스트리, 그리고 피렌체의 경석 상감 기법인 pietra dura로 이루어진 대규모 앙상블을 한자리에 모은다. 하나의 매체에서 다른 매체로 이어지는 동안, 하나의 긴장이 일관되게 유지된다. 가장 동시대적인 도구가 가장 오래 지속되는 재료를 위해 봉사하는 긴장이다. 알고리즘이 끝없이 제안하고 잊어버리는 곳에서, 돌과 청동은 선택을 요구하고 그것을 지켜낸다. 그 과정을 통과해 살아남은 이미지는 작가가 지속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이미지다.
off-duty seraphim은 인공지능과 순수 공예가 교차하는 지점에 서서, 그 교차점을 시간에 관한 질문으로 읽어낸다. 모든 것이 생산될 수 있는 시대에, 무엇이 지속될 가치가 있는가. 존재 목적이 사라진 뒤에 한 존재에게는 무엇이 남는가. 근무를 벗어난 세라핌, off-duty seraphim은 그들을 여전히 필요로 했던 시대와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시대 사이에 붙잡힌, 그 유예된 순간의 상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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